Q: 오페라마 토크 콘서트 다섯 개의 상설 콘텐츠 중 네 개의 작품을 관람했다. 같은 클래식이지만 관객의 연령대와 목적별로 분류하고 기획했기에 더욱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다섯 번째 오페라마 토크 콘서트 `하소서`는 작품 개요에 아프리카 오페라마 극장 설립의 비전과 함께 특정 종교색이 들어가 있다. `하소서`는 기존의 오페라마 작품들처럼 비종교인도 관람할 수 있는지, 혹시 종교가 없거나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은 이번 작품 관람에 이질감은 없는지 궁금하다.

A: 고전과 현대를 이어주는 플랫폼 장르인 오페라마를 고안하고 2009년에 시작한 콘텐츠는 오페라마 `극(劇)`이다. 대한민국 대학생의 취업과 현실을 다룬 `SOGNO`, 일본과 영토분쟁의 문제를 다룬 `SING FOR YOU`, 필리핀의 사회문제를 다룬 `KOPINO`, 세계 난민 문제를 다룬 `REFUGEE` 등 10여 편의 창작극을 제작했다. 현재는 오페라마 `해녀(海女)` 제작이 진행 중이다. 전문 작가가 해녀의 대본을 집필하며, 2021년 첫 공연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 극의 장점은 마치 영화와 비슷하다. 연극과 오페라, 뮤지컬은 탄탄한 스토리 즉 드라마에 있다. 등장인물을 통해 타인의 상황과 인생을 바라보는 것은 짜릿하다. 물론 극의 단점도 존재한다. 하나의 극을 올리기 위해선 수많은 아티스트와 스텝, 관리자가 있어야 가능하다. 필자가 생각하는 극 공연의 치명적인 리스크는 공간의 제약이다. 섬세한 표현이 가능한 극장에서만 효과적으로 진행되기에 극장 시스템이 없는 공간으로의 이동 공연은 다소 어렵다는 이야기다. 오페라마는 이런 문제를 극복하고자 장점인 드라마는 살리되 부수적인 준비는 최소화하여, 전체적인 효과를 극대화했다. 이것이 바로 오페라마 `토크 콘서트` 콘텐츠이다. 2015년부터 5년째 상설 공연으로 이어지며, 대학로의 극장과 청담의 대형 영화관에서 매달 두 번씩 진행된다. 콘텐츠는 관객 연령대별로 분류되고, 주제별 인문학이 뚜렷하기에 콘텐츠 방향이 일치하는 국가기관과 전국 민간 기업, 협회는 물론 중·고등학교에서 연 150회의 초청을 받는 클래식 콘텐츠가 됐다.

필자가 9년 전, 예술 경영학 박사(Ph.D) 과정을 졸업한 이유는 플레이어 예술가로 언젠가 무대를 떠나야 할 때 인류 기원의 시작이 추정되는 아프리카에 오페라마 극장 설립을 하기 위함이다. 당장 필요한 빵과 옷을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의 문화를 오페라마로 함께 연구하여 극장에 올리는 것도 의미 있다고 판단했다. 물질의 전달은 `상하관계`를 만들지만, 문화의 나눔은 `평등한 관계`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나는 동양인과 흑인, 백인 등 모든 인종이 오페라마로 한 무대에서 어우러지는 `인류 문화 세계`를 꿈꾼다.

오페라마 토크 콘서트의 다섯 번째 작품은 `하소서`이다. 이는 `하나님의 소리로 서게 하소서`의 줄임말이다. 출판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리며 베스트셀러로 알려진 책은 성경책이다. 이를 읽는 전 세계 21억 명의 기독교인이 있으며, 한국 기독교 인구는 약 1천만 명으로 추측된다. 한국 사회에서 기독교를 생각하면 어떤 단어가 떠오르는가? `개독, 정치, 이단, 세습, 과세, 성추행 등 종교가 가진 목표와 다르게 얼룩져있다.

오페라마의 모태인 클래식은 종교 음악에서 시작되었다. 장차 5만여 개의 한국 교회와 극장에서 펼쳐질 오페라마 토크 콘서트 `하소서`는 비종교인과 종교인 모두가 불편하지 않게 관람할 수 있도록 기획된다. 종교와 이념을 초월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그 방향이 아프리카로 향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섬김이다. 에스파냐의 작가 미겔 데 세르반데스(M.Cervantes)의 돈키호테는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잡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을 잡자`라고 했다. 인류 역사를 살펴보면 기회를 위기로 만든 공동 혁신이야말로 저마다 옳다고 외치는 인간의 논리가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하는 `예술적(藝術的)`인 아름다움이 아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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